IT 신입 채용 공고가 크게 줄었다는 이야기가 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 SNS, 취업 카페 어디서나 “공고가 없다”는 말이 반복된다. “신입 공고가 70% 이상 줄었다”는 수치가 여러 채용 플랫폼 분석 기사와 업계 보고서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됐고, 실제로 이 수치를 내세운 국내 채용 데이터 업체 집계도 있었다. 다만 집계 기관이나 비교 기준 시점에 따라 수치 편차가 크기 때문에 이 숫자를 절대치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체감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현장의 공통 증언에 무게를 두는 것이 더 정확하다. 경력 3년 미만 신입·주니어 포지션이 특히 빠르게 줄었다는 점만큼은 현장 HR 담당자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다. 이 글은 그 원인을 냉정하게 짚고, 지금 이 시장에서 주니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왜 신입 공고가 줄었는가: 구조적 배경
표면적인 이유는 경기 침체와 긴축이다. 2022~2023년 금리 인상 이후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고, 그 여파가 국내 중소 IT 기업과 스타트업에도 이어졌다. 채용 예산이 줄면 기업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신입과 인턴이다. 온보딩 비용이 높고, 즉시 투입 가능한 생산성이 낮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더 중요한 변화는 AI 도입 속도다. 코드 자동완성, 테스트 자동화, 문서 생성 등 과거 신입이 담당하던 반복적·보조적 업무 상당 부분이 AI 도구로 대체되고 있다. 이 말은 신입 TO 자체가 조직 내에서 정당화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니어 한 명이 AI 도구와 함께 일하면 이전의 신입 2~3명 몫을 처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다.
또 하나는 코딩 부트캠프 붐이 낳은 공급 과잉이다. 2020~2022년 사이 국내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졸업생이 급증했고, 이들이 동시에 신입 시장에 쏟아졌다. 공급은 늘었는데 수요는 줄었으니 경쟁 강도는 수직으로 올라갔다. 이 구조는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는다.
신입이 빠지는 가장 흔한 함정
어려운 시장일수록 잘못된 전략이 더 오래, 더 깊게 발목을 잡는다.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목격되는 실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포트폴리오 양 채우기: GitHub에 레포지토리만 수십 개를 올려두고 각각의 완성도가 낮은 경우. 채용 담당자는 레포 수가 아니라 ‘이 사람이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해결했는가’를 본다. 10개의 미완성 프로젝트보다 1~2개의 완성된 서비스가 훨씬 강하다.
- 스택 나열식 이력서: “React, Vue, Spring, Django, AWS 경험 있음”이라고 쓰면 아무것도 잘한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 실제로 어떤 규모의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는지 맥락 없이 기술 목록만 나열하는 이력서는 통과하기 어렵다.
- 지원 범위 무차별 확대: 기준 없이 모든 공고에 동일한 이력서를 뿌리는 방식. 지원 건수만 늘고 맞춤화가 없어 서류 합격률이 극도로 낮아진다.
- 학습에만 머물기: 인프런 강의, 유튜브 튜토리얼을 반복하면서 ‘준비 중’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패턴. 배운 것을 실제로 배포하고 운영해 보지 않으면 면접에서 설명할 경험이 없다.
차별화의 핵심: ‘문제 해결자’로 보이는 포트폴리오 만들기
지금 채용 시장에서 신입에게 요구되는 것은 ‘코딩을 할 수 있음’의 증명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당연히 갖춰야 할 최소 기준이 됐다. 채용 담당자가 진짜 보는 것은 ‘이 사람이 실제 문제를 정의하고 끝까지 해결해 본 적이 있는가’다.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를 만들 때 시작점은 기술 스택이 아니라 문제여야 한다. 예를 들어 “React로 할 일 앱 만들기”가 아니라 “우리 동아리가 일정을 공유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이어서, 카카오톡 공지 없이도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작은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서사가 훨씬 강하다. 실 사용자가 있으면 더 좋고, 없더라도 문제 정의 → 해결 → 회고의 흐름이 명확하게 보여야 한다.
기술적 완성도와 함께 중요한 것이 ‘기록’이다. README에 “왜 이 기술을 선택했는가”, “어떤 트레이드오프가 있었는가”, “다시 한다면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를 솔직하게 적는 것. 이 기록 자체가 면접 대화의 소재가 되고, 면접관에게 사고력을 보여주는 창구가 된다.
이력서를 고치기 전에 할 것: 타깃 포지션 구체화
신입일수록 ‘어디든 상관없다’는 태도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 채용 담당자는 수백 장의 이력서를 검토할 때 이 지원자가 우리 회사와 포지션에 진짜 관심이 있는지를 먼저 판단한다. 관심이 없어 보이는 지원서는 빠르게 걸러진다.
타깃을 좁히는 것이 지원 기회를 줄이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좁게 집중할수록 지원하는 각 공고에 맞춤화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수 있고, 그 결과 서류 합격률이 높아진다. 10군데 무차별 지원보다 5군데 맞춤 지원이 더 많은 면접 기회를 만들어낸다.
타깃 포지션을 정할 때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들이 있다. 어떤 도메인의 문제가 흥미로운가(핀테크, 커머스, 헬스케어, B2B SaaS 등). 어떤 규모의 회사가 나에게 맞는가(대기업 안정성 vs 스타트업 성장 속도). 프론트엔드·백엔드·데이터 중 어느 방향으로 깊이를 쌓고 싶은가. 이 답이 정해져야 이력서의 방향도 정해진다.
지금 당장 실행 가능한 주니어 차별화 액션플랜
추상적인 조언이 아니라 이번 주부터 실행할 수 있는 단계를 정리한다.
- 프로젝트 하나 완성·배포·운영까지 끝내기: Vercel, Railway, Fly.io 같은 무료 플랫폼에 실제로 접근 가능한 URL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기능이 단순해도 상관없다. “배포해서 실제로 쓸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 이력서에서 ‘했습니다’ 동사를 ‘개선했습니다/해결했습니다/줄였습니다’로 바꾸기: “로그인 기능을 구현했습니다”가 아니라 “소셜 로그인 도입으로 회원가입 전환율을 올렸습니다”처럼 결과 중심의 서술로 전환한다. 수치가 없더라도 방향성(더 빠르게, 오류를 줄여, 응답 시간을 단축해)은 넣을 수 있다.
- 지원 전 회사 공개 자료 30분 조사: 채용 공고, 기술 블로그, 회사 서비스 실제 사용, 유튜브 인터뷰. 이 내용을 자기소개서 한 단락에 녹여 넣으면 맞춤화 효과가 즉각 생긴다.
- 도메인 지식 1개 쌓기: 핀테크 회사에 지원한다면 결제 흐름과 PG 연동 기본 개념을, 커머스라면 주문·재고 관리 도메인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지원자는 동일한 기술 수준에서도 눈에 띈다. 기술만 아는 개발자보다 비즈니스 문제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팀이 늘고 있다.
- 현직자 커피챗 1회 시도: LinkedIn, 오픈채팅, 커뮤니티를 통해 관심 분야 현직자에게 짧은 질문 메시지를 보내는 것. 거절당해도 손해가 없고, 한 번의 대화에서 공고에서 읽을 수 없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실제 채용 연결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멘탈 관리: 장기전을 버티는 방식
채용 시장이 빡빡한 시기의 구직 활동은 반드시 기간이 길어진다. 6개월, 길면 1년 이상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 과정에서 탈락이 쌓이면 자기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그 의심이 지원서 작성과 면접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 사이클을 끊는 것이 전략 못지않게 중요하다.
탈락을 개인의 실패로 귀인하는 것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 서류 탈락의 상당 부분은 내가 아니라 포지션 자체의 소멸(채용 동결), 내부 추천 확정, 공고 실수 등 지원자와 무관한 이유로 발생한다. 탈락 자체보다 탈락 이후에 내가 무엇을 바꾸는가에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회고 방향이다.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연결되는 것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스터디, 커뮤니티, 온라인 모임 등을 통해 서로의 이력서를 리뷰하고 면접 경험을 공유하면 정보도 얻고 동력도 유지된다. 혼자 버티는 것보다 의미 있는 연결 안에서 버티는 것이 완주 확률을 높인다.
IT 신입 시장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시기에도 합격자는 나온다. 차이는 대부분 운이 아니라 전략과 준비의 밀도에서 만들어진다. 누스쿨 커뮤니티와 멘토링 프로그램에서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현직 멘토의 실전 피드백을 함께 받을 수 있다. 혼자 고민하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한 번 꺼내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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