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I 직군의 채용 공고 수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실제로 느끼는 온도는 제목만큼 균일하지 않다. 경력직 시니어 포지션은 기업들이 앞다퉈 유치에 나서는 반면, 신입·주니어 지원자들은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경험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채용이 많다’는 사실과 ‘내가 붙는다’는 현실 사이의 간극, 그 안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이 글은 그 질문에 대한 실질적인 답을 찾기 위해 썼다.
왜 공고는 많은데 합격은 어려운가
IT·AI 분야의 채용 공고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롭지 않다. 링크드인, 원티드, 잡플래닛 등 주요 채용 플랫폼에서 ‘개발자’, ‘AI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키워드 검색 결과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동시에 부트캠프·국비과정 수료생, 전공 졸업자, 비전공 전환자 등 지원자 풀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다.
문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이 문제를 이미 풀어본 사람’, ‘이 스택으로 실제 서비스를 운영해본 사람’을 원한다. 신입을 뽑더라도 사이드 프로젝트 경험, 오픈소스 기여, 또는 관련 인턴십이 있는 지원자를 선호한다. 결과적으로 상위 포지션과 하위 지원자 집단 사이의 매칭 효율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이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전략의 출발점이다. 공고가 많다고 안심할 수 없고, 경쟁률이 높다고 포기할 필요도 없다. 어떤 공고에, 어떤 준비로 지원하느냐가 결과를 가른다.
양극화의 실체: 기업이 실제로 고르는 방식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 서류를 검토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지원자 한 명당 수십 초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채용 현장에서 자주 회자된다. 이 짧은 시간 안에 ‘이 사람은 한 번 더 볼 이유가 있다’는 신호를 남겨야 한다. 그 신호를 만들지 못한 이력서는,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1차 관문을 통과하기 어렵다.
기업이 서류 단계에서 주목하는 요소는 대략 세 가지다. 첫째, 직무 연관성이 명확한 프로젝트 경험. 둘째, 기술 스택이 공고의 요구사항과 겹치는 정도. 셋째, 지원자가 어떤 문제를 얼마나 주도적으로 해결했는지에 대한 맥락. 단순히 ‘사용 가능한 기술 목록’이 아니라, 그 기술로 무엇을 했는지가 핵심이다.
면접으로 넘어가면 양극화는 더 두드러진다. 기술 면접에서 코딩 테스트나 시스템 설계 질문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AI 도구 활용 능력, 실시간 문제 해결 사고 과정, 팀 내 커뮤니케이션 방식까지 평가 항목이 넓어졌다. 여기서 ‘한 번쯤 해봤다’와 ‘익숙하게 쓴다’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상위권 지원자가 실제로 하는 것들
합격선을 넘는 지원자들을 관찰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는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준비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 지원 전에 기업 분석을 한다. 회사의 기술 블로그, 깃허브 레포지토리, 제품 리뷰, 현직자 인터뷰를 사전에 읽고, 해당 기업이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지 파악한다. 면접장에서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나요?”라는 질문에 ‘성장 가능성’이 아닌 구체적인 답을 내놓는다.
- 이력서를 공고 맞춤형으로 수정한다. 범용 이력서를 그대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해당 포지션의 핵심 키워드와 요구 역량을 파악한 뒤 그에 맞는 경험을 전면에 배치한다. 같은 프로젝트를 설명하더라도 어떤 측면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 기술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보여준다. 하나의 언어나 프레임워크를 깊이 쓸 줄 안다는 것과, 인접 기술 생태계를 이해한다는 것을 함께 드러낸다. 예를 들어, Django를 쓴다면 ORM 동작 방식, N+1 문제 경험, 배포 환경(Docker, EC2)까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 포트폴리오에 결과 지표를 넣는다. “구현했다”가 아니라 “응답속도를 40% 개선했다”, “사용자 이탈률을 X% 줄였다” 식으로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성과를 찾아서 기록한다. 정확한 수치가 없다면 규모(MAU, 데이터 건수, 팀 크기)라도 명시한다.
- 코딩 테스트를 꾸준히 준비한다. 시험 기간만 공부하는 방식으로는 빠르게 발전하기 어렵다. 주 2~3회라도 알고리즘 문제를 풀고, 시간 내 풀지 못한 문제는 풀이 방식을 분석하는 습관이 실력을 키운다.
AI 시대의 차별화 포인트: 도구 활용 능력과 사고력의 조합
현재 시점에서 AI 도구를 쓸 줄 아는 것은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아니라 기본값이 되어가고 있다. ChatGPT, GitHub Copilot, Cursor 같은 도구는 이미 개발자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 그렇다면 진짜 차별화는 어디에 있는가.
AI 도구를 쓰되 결과물의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코드를 AI가 생성해주더라도, 그 코드가 맞는지 검증하고, 성능 이슈를 찾아내고, 더 나은 구조로 리팩토링할 수 있는 사람. 이 판단력은 기본기 없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AI 도구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오히려 알고리즘·자료구조·시스템 설계에 대한 탄탄한 이해가 희소 자원이 된다.
또 하나는 AI 프로덕트나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실제로 만들어본 경험이다. LLM API 연동,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벡터 DB 활용, 파인튜닝 경험 등은 현재 많은 기업에서 가산점으로 보는 항목이다. 이를 사이드 프로젝트나 해커톤에서라도 직접 해보는 것이 이력서에 실제로 쓸 수 있는 경험으로 연결된다.
지원 전략: ‘많이’보다 ‘잘’
취업 준비 과정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무작위 다량 지원이다. 스펙이 부족하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전략은 대부분 역효과를 낸다. 서류 준비에 들어가는 공이 분산되고, 각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면접에서 티가 난다.
실용적인 대안은 목표 기업 리스트를 3단계로 나누는 것이다. 첫째, 꼭 가고 싶은 드림 기업 2~3곳. 둘째, 역량상 충분히 도전 가능한 주력 기업 5~8곳. 셋째, 현재 스펙으로 합격 가능성이 높은 안전 기업 3~5곳. 이렇게 분류하면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명확해진다.
주력 기업을 위해서는 해당 기업의 기술 스택과 문화를 최소 3~5일 조사하고,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맞춤 수정한 뒤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내가 왜 이 회사에 필요한가”에 대한 스스로의 답이 명확해지면 서류에서도, 면접에서도 다른 결과가 나온다.
성장 루트 설계: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들
취업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합격 통보를 받는 그 날까지, 무엇을 쌓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행동 목록을 정리했다.
- GitHub 잔디를 꾸준히 심는다. 완성된 프로젝트가 없더라도, 매일 코드를 조금씩 커밋하는 습관 자체가 성실함의 증거가 된다. 단, 의미 없는 커밋보다는 실제로 배운 것을 기록하는 형태가 낫다.
- 사이드 프로젝트를 ‘완성’까지 끌고 간다. 반쯤 만들다 버려진 프로젝트는 이력서에 쓰기 어렵다. 규모가 작더라도 배포까지 완료하고, README에 기술 선택 이유와 트러블슈팅 경험을 기록한다. 이것이 면접 소재가 된다.
- 코드 리뷰 경험을 만든다. 혼자 공부하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거나, 스터디에서 서로 코드를 리뷰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내 코드를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 기술 글쓰기를 시작한다. 내가 배운 것을 설명하는 블로그 포스팅, 회고 글, 트러블슈팅 기록은 두 가지 효과가 있다. 개념이 내 것이 되고, 구글·채용 담당자가 나를 찾는 경로가 된다. 완성도보다 꾸준함이 중요하다.
- 현직자 네트워크를 만든다. 오프라인 밋업, 컨퍼런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먼저 말을 걸어보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업계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경로다. 채용 정보보다 더 가치 있는 ‘내부 맥락’을 얻을 수 있다.
IT·AI 채용의 문은 분명 열려 있다. 문제는 그 문 앞에 몇 명이 서 있느냐가 아니라, 문을 여는 열쇠를 내가 가지고 있느냐다. 누스쿨 커뮤니티에는 실제 현직자 멘토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료들이 있다. 혼자 준비하며 막히는 지점이 생겼을 때, 혹은 내 방향이 맞는지 점검하고 싶을 때, 누스쿨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가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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