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생성형 AI 도구 활용 경험 우대’라는 문구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제는 특정 직군의 얘기가 아니다. 마케팅, 기획, 운영, 콘텐츠, 심지어 일부 영업 직군에서도 AI 활용 능력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평가하는 흐름이 퍼지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자격증을 따야 하는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ChatGPT를 많이 써보면 되는지. 이 글에서는 실제 채용 현장에서 AI 활용 능력이 어떤 방식으로 평가되는지, 그리고 지원자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준비를 단계별로 정리한다.
왜 지금 AI 활용 능력이 채용 기준에 들어왔는가
기업이 AI 활용 능력을 채용 기준에 포함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업무 생산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마케팅 팀이 SNS 콘텐츠를 기획할 때, 기획팀이 보고서 초안을 작성할 때, 고객 응대 팀이 FAQ를 정리할 때 — AI 도구를 잘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작업 속도와 결과물 퀄리티 차이가 체감될 만큼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많은 실무자들이 경험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업이 원하는 것이 ‘AI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실제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도구를 알고 있다는 것과 도구를 제대로 활용한다는 것은 다르다. 면접관들이 평가하고 싶은 것도 그 차이다.
또 하나의 배경은 AI 도입 속도다. 사내 AI 도구 도입이 빨라질수록, 신규 입사자가 적응에 시간을 쓰는 대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를 원한다. ‘들어와서 배우면 된다’는 기준이 점점 ‘이미 어느 정도 써본 사람이어야 한다’로 이동하는 중이다.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평가받는가
아직 ‘AI 활용 능력 시험’처럼 표준화된 평가 방식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기업마다 방식이 다르고, 많은 경우 기존 채용 전형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현재 채용 현장에서 확인되는 평가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서류·포트폴리오에서의 간접 확인이다.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기획한 콘텐츠’ 또는 ‘AI를 사용한 업무 경험’을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에 서술하도록 요청하는 곳이 늘고 있다. 단순히 “ChatGPT를 써봤다”는 수준이 아니라, 어떤 업무에 어떻게 활용했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를 구체적으로 쓸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실기 과제다. 일부 기업에서는 입사 과제 자체에 AI 도구 활용을 포함시키거나,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AI를 활용했는지 여부와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보고서에 명시하도록 한다. 과제물의 완성도뿐 아니라 AI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했는지, 그 결과를 어떻게 검토하고 수정했는지까지 평가 대상이 된다.
셋째, 면접에서의 경험 질문이다. “최근에 AI 도구를 활용해 해결한 업무 경험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나 “AI 도구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같은 질문이 면접에 포함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도구 사용 경험과 함께 비판적 사고 능력까지 함께 보려는 의도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도구보다 쓰임새
많은 사람이 “어떤 AI 도구를 써야 하나요?”라고 묻는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내 직무에서 AI를 어떻게 쓸 수 있는가?”다. 도구의 종류보다 활용 맥락이 중요하다. ChatGPT, Claude, Gemini, Perplexity, Notion AI 등 다양한 도구가 있지만, 어떤 도구를 아느냐보다 특정 업무에 맞게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느냐가 평가 기준이다.
실용적인 출발점은 현재 혹은 지원하려는 직무에서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작업 목록을 뽑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콘텐츠 마케터라면 SNS 카피 작성, 블로그 글 초안, 경쟁사 분석 요약, 이메일 뉴스레터 작성 등이 있을 것이다. 이 중 AI가 초안을 잡거나 정리를 도와줄 수 있는 작업이 어떤 것인지 실제로 시도해보는 것이 가장 빠른 준비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이 ‘프롬프트 설계 감각’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AI에게 어떤 방식으로 요청해야 하는지, 어떤 맥락 정보를 주어야 하는지, 결과물을 어떻게 검토하고 다듬어야 하는지 — 이 능력이 바로 면접관이 확인하고 싶어하는 실질적인 역량이다.
포트폴리오에 AI 활용 경험 담는 법
AI 활용 경험을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에 담을 때, 단순히 “ChatGPT를 활용해 작성했습니다”라고 쓰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어떻게 사용했고, 그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좋은 서술 구조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월 단위 콘텐츠 캘린더를 기획할 때, AI 도구를 활용해 경쟁사 콘텐츠 트렌드를 빠르게 분류하고 초안 키워드 목록을 뽑았습니다. 이후 팀 내 논의를 거쳐 최종 방향을 확정했고, 기획 소요 시간이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도구 사용의 목적, 방식, 결과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반면 피해야 할 서술은 “다양한 AI 도구를 능숙하게 다룹니다”처럼 능력을 단정하는 표현이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주장이고, 실제 업무에서 어떻게 쓰는지가 보이지 않는다. 구체적인 사례 하나가 열 가지 일반적인 표현보다 낫다.
AI 활용 능력을 키우는 실질적인 연습 방법
따로 교육 과정을 수강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아도, 일상적인 연습으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아래는 직무와 무관하게 적용할 수 있는 연습 루틴이다.
- 일주일에 한 번, 실제 업무나 과제에 AI 초안 활용해보기: 보고서, 이메일, 기획안 등에서 AI 초안을 받아본 뒤 어느 부분을 어떻게 수정했는지 메모해둔다. 이 메모가 나중에 면접 소재가 된다.
- 같은 요청을 다르게 써보며 결과 비교하기: 동일한 작업을 요청하는 프롬프트를 2~3가지 방식으로 바꿔보고 결과 차이를 확인한다. 이 경험이 프롬프트 감각을 키운다.
- AI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습관 만들기: AI가 내놓은 결과에서 오류, 모호한 표현, 부정확한 정보를 찾아 수정하는 연습을 한다. 이 과정이 AI 결과물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역량으로 이어진다.
- 직무 관련 사례 수집하기: 같은 직군의 사람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아티클, 커뮤니티 글, SNS 등을 통해 꾸준히 살펴본다. 새로운 활용법을 빠르게 흡수하는 것도 능력이다.
AI를 ‘쓸 줄 안다’와 ‘잘 쓴다’의 차이
AI 도구를 한 번이라도 써본 사람은 이제 많다. 채용 시장에서 의미 있는 차별화 포인트는 ‘써본 적 있다’는 것이 아니라, ‘특정 맥락에서 효과적으로 쓸 줄 안다’는 것이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결국 비판적 사고와 직무 이해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사람과, 결과물을 검토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자신의 직무 지식으로 다듬을 줄 아는 사람은 다르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후자다. AI를 활용하면서도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하고, 결과의 책임도 사람이 지는 구조를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AI 도구는 계속 바뀐다는 사실이다. 지금 익숙한 도구가 1~2년 안에 완전히 달라지거나 새 도구로 대체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도구 숙련도가 아니라, 새로운 AI 도구가 나왔을 때 빠르게 파악하고 자신의 업무에 적용하는 적응력이다. 이 적응력이 장기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역량이 된다.
면접 질문에 실제로 어떻게 답할 것인가
“AI 도구를 활용한 경험을 말씀해 주세요”라는 질문이 나왔을 때, 당황하지 않으려면 미리 자신의 경험을 정리해두어야 한다. 준비 방향은 간단하다. 실제로 해봤던 일 한두 가지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으면 된다.
답변을 구성할 때 도움이 되는 틀은 이렇다. 어떤 업무 상황에서 → 어떤 AI 도구를 → 어떤 방식으로 활용했고 → 결과가 어땠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직접 판단하거나 수정했는지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마지막 항목이 중요하다. AI를 그냥 사용한 것이 아니라, 결과를 검토하고 자신의 판단을 더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AI 활용의 한계나 주의점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도 자주 나온다. 이때 “AI가 틀릴 수 있어서 항상 확인해야 합니다”처럼 원론적인 답변보다는, 실제로 경험에서 확인한 한계 — 예를 들어 수치나 출처가 부정확하게 생성된 경험, 문체가 자사 톤과 맞지 않아 수정이 필요했던 경험 등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 훨씬 신뢰감을 준다.
AI 활용 능력을 채용 기준으로 평가받는 흐름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유리한 이유다. 누스쿨 커뮤니티에서는 같은 고민을 가진 취준생, 이직 준비자들과 경험을 나누고, 현직 멘토에게 직무별 AI 활용 전략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다. 혼자 방향을 잡기 어렵다면, 한 발짝 먼저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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