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그야말로 청년 창업의 춘추전국시대다.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은 친구들이 창업을 하고, 또 그만큼 많이 망한다. 통계를 보면 3년 이상 버티는 스타트업이 30%도 안 된다고 한다. 나는 이 숫자를 볼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왜 이렇게 많이 무너지는 걸까? 그리고 내가 후배들에게 늘 하는 말이 하나 있다. 창업하지 말고, 직장을 먼저 다녀보라는 것이다.

업무 체계를 모르는 대표의 끝
한번 상상을 해보자. 다른 회사에서 업무라는 걸 단 한 번도 제대로 해보지 않은 사람이 덜컥 스타트업 대표가 되어버렸다. 아이디어가 좋았던 덕분에 창업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마케팅도 좀 하고, 운 좋게 자금도 회사로 쏟아져 들어온다. 처음에는 너무 좋아서 힘든 줄도 모르고 즐겁게 일한다.
하지만 끊임없이 밀려드는 스케줄, 그리고 매출 외적인 회사 관리 업무 앞에서 이게 효율적인 건지 비효율적인 건지 기준조차 모른 채 그냥 건강만 축내고 있게 된다. 대표인 내가 없으면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구조. 결국 클라이언트는 하나둘 떠나가고, 회사는 생각보다 훨씬 일찍 쇠퇴기를 맞이한다. 나는 이런 케이스를 정말 많이 봤다.
회사는 결국 스스로 굴러가야 한다
회사는 결국 자생하는 사이클을 가져야 한다. 회사가 스스로 굴러갈 때까지 꾸준히 체계를 구축하고 발전시키는 것, 이게 대표의 진짜 목표다. 그래야 여러분이 그토록 원하던 “자면서도 스스로 매출이 일어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솔직히 대기업도 세부적인 task까지 들어가 보면 체계적이지 않은 곳이 많다. 하물며 직장 생활이라는 걸 단 한 번도 안 해본 대표가 그 체계를 어떻게 쉽게 만들 수 있겠는가? 좋은 아이디어로 반짝하고 매출을 일시적으로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롱런하려면, 체계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고 비즈니스가 스스로 성장하게 만들어야 한다.
가장 안전한 길은 결국 직장 생활
그러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일정 기간 동안 회사를 다녀보는 것이다. 업무 경험 하나 없이 무턱대고 창업이나 디지털 노마드를 향해 달려가는 젊은 친구들이 있다. 물론 잘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는 건 정말 극소수다.
무턱대고 하는 도전도 나쁘진 않지만, 나는 안전하게 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가장 안전한 길은 다시 말하지만 직장 생활을 해보는 것이다. 적어도 1년, 길게는 3년 정도까지는 해보자.
“직장 생활 하다가 대체 언제 창업하고 언제 돈을 버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주변에서 카페를 창업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뭔지 아는가? 바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다. 그분들 나이는 적게는 30대 초반, 많게는 50대도 있다. 경험을 사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는 얘기다.
계산을 한번 해보자.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25살에 취직해서 3년을 일하면 28살이다. 1년이 됐든 3년이 됐든, 그 안에서 분명히 깨달은 바가 있을 것이다. ‘이때다’ 싶은 시기가 온다. 바로 그 시기에 퇴사를 하고 창업을 하면 된다. 그 분야에서 익힌 체계적인 업무 능력을 기반으로 창업이든 프리랜서든 디지털 노마드든 도전해 보는 거다. 2~3년 도전해서 자리를 잡으면 좋고, 아니면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면 된다.
회사 생활을 대충 때우지 마라
창업을 하면서 업무 체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힘들어하는 대표들이 있다. 내가 보기엔 열에 아홉은 직장인 시절 업무 프로세스를 제대로 익히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마음을 굳게 먹고 3년 정도는 체계가 잡힌 회사에서 업무 체계를 제대로 배워야 한다.
효율적인 업무 체계를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좋은 점은 익히고 안 좋은 점은 개선해서 내 회사에 적용하면 된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 ‘직장 → 창업’ 루트다.
이 방법이 안정적인 진짜 이유
만약 창업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무너졌다고 해보자. 그래도 길이 두 개나 남는다.
- 기존 직장에서 배운 기술로 다시 재취업할 수 있다.
- 창업 경험으로 얻은 새로운 지식과 마인드를 가지고 직장인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 얼마나 안정적인 방법인가. 반대로, 직장 생활을 전혀 하지 않고 창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에게 남은 건 무엇인가? 창업 실패라는 경험 하나? 그 경험만 가지고 다시 창업해서 성공시킬 자신이 있는가? 나는 이 질문 앞에서 한 번쯤 솔직해져 보라고 말하고 싶다.
자주 묻는 질문
직장은 얼마나 다녀보는 게 좋을까요?
최소 1년, 가능하면 3년 정도를 권한다. 1년이면 업무의 큰 흐름을, 3년이면 체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굴러가는지를 몸으로 익히게 된다. 핵심은 기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시간 동안 업무 프로세스를 진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지금 창업 아이디어가 있는데, 그래도 취업부터 해야 하나요?
아이디어가 좋으면 반짝 매출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롱런은 별개의 문제다. 가능하다면 그 아이디어와 관련된 분야에 취업해서, 돈 받으면서 업무 체계를 배우는 걸 추천한다. 나중에 그 경험이 곧바로 내 사업의 기반이 된다.
나는 도전 자체를 말리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무너졌을 때 돌아갈 길이 있는 도전과, 모든 걸 걸고 떨어지는 도전은 전혀 다르다. 직장을 먼저 다녀보라는 건 겁먹으라는 말이 아니라, 더 멀리, 더 오래 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준비라는 얘기다. 부디 회사 생활을, 그리고 그 안의 시간을 대충 때우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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